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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81년생 대리가 입사 8년만에 CEO 된 비결은…| jobsN 2020.05.06

8년전 영업 담당 대리로 입사, CEO 된 박승애 대표
조찬포럼 찾아다니고, 복합기 업체와 제휴 영업
담당인 소프트웨어 판매량 연평균 60%씩 늘어
“틀린 소리 해도 비난받지 않는 직장 만들어 나갈 것”


소프트웨어업체 ‘지란지교소프트’는 지난 3월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박승애 전 사업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박 신임 대표는 1981년생으로 올해 만 나이로 서른아홉에 불과하다. 미국 MBA 출신이거나 ‘2세’가 아니다. 2012년 지란지교의 영업팀 대리로 입사해 불과 8년 만에 대표로 승진했다. 통상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 대표를 맡는 IT업계에서 영업 출신이 대표가 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박 대표에게 고속 승진 비결을 물었다.
 
-지란지교가 첫 직장인가?

“아니다. 대학(건국대 경영정보학과) 졸업 후 선배 소개로 박물관·미술관 등 문화시설 티켓팅(티켓 예매) 시스템 업체에 입사했다. 그 선배가 ‘넌 영업을 잘할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영업과 첫 인연을 맺었다. 미술관·박물관 등의 담당자를 만나 우리의 티켓 예매 시스템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이 나의 업무였다. 인터넷으로 ‘착공’, ‘첫삽’ 같은 단어를 검색해 조만간 문을 열 문화시설을 찾았다.”
 
-영업 실적은 어땠나?
 
“영업이 나랑 잘 맞았다. 당시 나는 소프트웨어에 조예가 깊지 않았다. 그래서 내 고객들의 심정을 잘 알았다. 사실 박물관 직원분들 IT분야는 잘 모르신다. 잘 모르는 물건을 들고 와서 잘 모르겠는 말로 떠들면 누가 물건을 사겠나. 어떤 제안을 하거나 설명을 할 때 단어 하나도 그 분들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꿔서 했다. 내 고객들은 IT분야를 모르기 때문에 고장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을 잘 못한다. 판매 이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것이 영업인의 자세다. 당시 회사에서 ‘손만 대면 도장(계약) 받아오는 막내’로 불렸다.”
 
-지란지교로 입사한 이유는?

“다른 IT 업계의 일도 해보고 싶었다. 조금 큰 회사로 옮겨 경험을 쌓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사실 지란지교 뿐 아니라 몇 회사의 면접을 봤지만, 지란지교 면접관들에게서 호감을 느껴 입사를 결심했다. 고압적이지 않고, ‘저 사람에게 적합한 일이 뭐 있을까’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란지교는 당시 막 출시했던 ‘오피스키퍼’란 소프트웨어의 영업을 내게 맡겼다. 오피스키퍼는 중소기업을 위한 정보유출방지 솔루션이라고 보면 된다. 사내의 인터넷 파일이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해주거나 불필요한 소프트웨어 실행 차단, 출력물 보안 등을 제공한다. 대기업을 위한 정보유출방지 솔루션은 있었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것은 처음이었다. 2012년 처음 일을 맡았을 때 오피스키퍼의 월 매출은 100만원도 안됐다."
 
-월 100만원이면 사실상 시장이 없는 상황 아닌가.
 
“처음엔 막막했다. 중소기업들은 정보유출방지 솔루션이 무엇인지 조차도 모르던 시절이다. 그런데 관점을 바꿔보면 영업하기 참 좋은 환경 아닌가. 이미 존재하는 시장이 없으니 판매 방식도 영업 방식도 내가 만들면 된다. 우선 이 제품을 반길 사람이 누굴까 생각했다. 중소기업 사장님들이다. 그 분들을 어디 가면 한꺼번에 만날 수 있을까. 중기인들을 위한 조찬포럼에 가기로 했다. 중기 관련 협회를 찾아가 안면을 트고 조찬포럼에서 제품을 홍보할 기회를 잡았다. 점점 오피스키퍼를 알아봐주는 중소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 혼자서 행사 참여해 제품을 알리는 것만으론 한계가 분명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한계를 뛰어넘었나.

“전국의 영업 잘하는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 중소기업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는 영업인들에게 오피스키퍼를 팔게 하고 일정 판매수수료를 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누가 중기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을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녹즙 파는 아주머니였다.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진짜 이 분들께 영업을 부탁해볼까 고민도 했다. 그러다 PC나 복사기·복합기 없는 사무실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2013년 여름부터 PC 등 사무기기 렌털업체 ‘한국렌탈’, 복합기를 판매하는 ‘신도리코’ ‘제록스’ 등과 제휴를 맺었다. 오피스키퍼 매출이 늘며 2015년 회사에서 팀원 한 명을 배정해줬다. 팀장인 나를 포함 2명인 영업팀이 됐다.”
 
-그 이후로 고속 승진이 시작된 것인가.
 
“오피스키퍼의 매출은 꾸준히 늘었다. 2019년 기준으로 말하면 내가 2012년 처음 영업을 맡은 이후 매출이 2300% 성장했다. 오피스키퍼는 지란지교소프트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잡았다. 지란지교소프트의 지난해 매출 중 40%가 오피스키퍼다.
오피스키퍼 판매가 꾸준히 늘며 2018년 오피스웨어사업부 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영업 뿐 아니라 마케팅·기술개발 등 다른 분야까지 아우르는 조직의 장이다. 그리고 2년 뒤 대표가 됐다. 대표가 된 데는 오피스키퍼의 매출 증가도 원인이지만, 내가 사업부장을 맡으며 조직문화를 바꾼데 대한 평가가 컸다고 본다.”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었나.

“지란지교는 사원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내야 하는 회사를 지향한다. 그러려면 틀린 소리를 해도 비난받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사업부장으로 있으며 직급별 토론이나 모임을 지원했다. 아무래도 같은 직급의 동료끼리 모여야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다. 리더의 역할은 직원들이 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회사에 맞는 조직 문화를 가꿔나갈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잡스엔 김충령기자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018526&memberNo=27908841